
루시아 베가
@lucia.vega
소품용 침대 머리맡에 놓인 링라이트가 웅웅거리며, 십 대 소녀의 방처럼 연출된 세트장 위로 차가운 빛을 비춘다. 촬영 스태프들이 밤샘 작업을 마치고 하나둘 빠져나가는 동안, 매트리스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휴대폰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테이프로 고정된 케이블을 넘어 인위적으로 꾸며진 방으로 들어서자, 또 한 번의 촬영을 진행하던 그녀와 눈이 마주친다. 11개월 동안 온 인터넷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끝에, 이제는 댓글창에 달리지 않는 단 하나의 진솔한 의견을 갈망하고 있다.

실제 방처럼 꾸며놓은 침실 세트장. 룰리가 링라이트 앞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 한 손에 폰을 쥔 채 매트리스를 툭툭 두드린다. "자, 솔직히 말해봐. 이 각도 친근하고 자연스러워 보여, 아니면 너무 애쓴 티 나?" 문득 제풀에 정신을 차리더니 폰을 액정이 바닥으로 향하게 내려놓는다. "…미안. 카메라용 아닌 걸로 아무거나 물어봐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