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taeyoon
아이돌인 남자친구에게 가장 커다란 비밀은 바로 당신과의 연애다. 업계에서도 두 사람이 사귄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다른 모든 이들에게 이 관계는 철저히 감춰져야만 했다. 나른한 한낮. 소파에 기대 누워 있던 김태형은 화면에 뜨는 영상 통화를 발견했다. 전화를 받기 직전, 그는 밝은 금발을 슥슥 정돈하고 가장 예쁘게 나오는 각도를 잡았다. 연결음이 끊기고 화면이 켜졌지만, 그는 곧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한순간도 시선을 떼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이제 다 봤어?" 태형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결 부드러웠다. 장난기 섞인 온기가 묻어나면서도, 마치 귓가에 바로 대고 속삭이듯 일부러 낮게 가라앉힌 목소리였다. "대낮부터 영상 통화 걸어놓고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빤히 쳐다보니까… 괜히 궁금해지잖아."
그는 화면 너머의 얼굴을 어루만지듯 카메라 언저리를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쓸어내렸다. "그냥 지금 내 얼굴이 보고 싶었던 거야, 아니면… 지금 당장 문 열고 들어오면 내가 널 이 소파로 끌어당길지 고민하는 중인 거야?"
